검찰, 송희영 출국금지…박수환 거래처 압수수색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대우조선에서 호화 외유성 출장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62)을 출국금지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의 박수환 대표(58·구속)와 거래했던 기업체 여러 곳을 지난달 31일 압수수색했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송 전 주필의 통신 내역과 주변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등 관련 의혹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송 전 주필은 2011년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66·구속기소)의 8박9일 유럽 출장에 박 대표와 함께 동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단은 이런 ‘외유성 출장’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주필은 해외 출장에 동행한 사실 등은 인정했지만 “부적절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30일 사퇴했다.
이밖에도 정치권에서는 송 전 주필이 지난해 청와대 관계자에게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61·구속기소)의 연임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송 전 주필의 친형인 송 모 교수(64)가 고 전 사장이 취임하던 2012년 ‘대표이사 추천협의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특수단은 박 대표의 주변 자금을 추적하며 송 전 주필과 대우조선의 유착 정황을 살펴보고 있는 등 내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수단은 이날 뉴스컴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거래처 여러 곳에 자료 확보 차원의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수단은 해당 기업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계약서 등 거래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이 업체들은 피의자 신분이 아니며 기존에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해당 업체들과 홍보대행 계약을 맺은 뒤 기업이 연루된 법적 문제와 관련해 사실상 법률 자문을 해준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현행 변호사법상 변호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이익을 대가로 법률 사무를 처리해주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외환은행과 분쟁을 벌인 론스타, 삼성물산과 분쟁을 벌인 엘리엇의 홍보대행을 맡은 바 있다. 또 효성그룹 경영권 분쟁 때 조석래 회장(81)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47)의 홍보를 맡았고, 지난해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때도 신동빈 회장(61)의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62) 측에서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62)과 함께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특수단은 박 대표가 민 전 행장 등 폭넓은 정·관계 인맥을 이용해 기업들에 접근한 뒤 거액의 일감을 따낸 것으로 보고, 해당 기업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해왔다. 앞서 박 대표는 2008년께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66·구속 기소)에게 “민 행장 등에게 대표직 연임 로비를 해주겠다”며 20억원대 거액의 홍보대행 계약을 맺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지난달 26일 구속됐다. 2009년께 자금난을 겪던 금호그룹에 접근해 “산업은행에 잘 말해주겠다”며 30억원대 용역 계약을 수주하고 10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도 받고 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