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니코틴 용액 24만병 유통·판매 업자들 입건

중국과 미국 등에서 불법으로 전자담배 니코틴 용액을 들여온 뒤 첨가물을 섞어 유통·판매해온 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화학물질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전자담배 유통회사 대표 김모(54)와 전자담배 판매업자 남모(30)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전자담배 유통업체를 운영하면서 지난 201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국에서 들여온 고농도 니코틴용액 274리터(L)를 값싸게 들여와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등 첨가물을 넣어 희석하고, 이를 나눠 담아 22만병을 만들어 병당 1500원씩에 판매해 총 3억3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프로필렌글리콜은 실제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연기 효과를 나게 하는 물질이다. 글리세린은 그 연기의 양을 많게 해주는 역할을 해 전자담배를 만드는 데 널리 쓰인다.
김씨는 최근 전자담배 수요가 늘어나자 중국에서 들여온 원료로 짝퉁 니코틴용액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현행 규정상 니코틴 농도가 2%를 넘는 용액을 판매하려면 환경부로부터 유해화학물질 영업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김씨는 이런 허가를 받지 않고, 농도가 각각 8%, 20%, 42%인 니코틴액을 만들어 팔았다.
전자담배 판매업자 남씨 등은 이렇게 만들어진 유통업체에서 농도 2%를 넘는 니코틴 용액을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만들어낸 가짜 니코틴용액에는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화학물질이 다수 함유돼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원 감정 결과를 보면, 이들이 중국와 미국에서 수입한 니코틴 용액에서는 아세트알데히드,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과 초산메틸, 초산에틸 등이 검출됐다. 톨루엔은 과다 노출 시 의식불명, 아세트알데히드는 발암, 크실렌은 두통·현기증·구토 증상을, 프로필렌 글리콜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서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