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시행을 앞둔 마지막 추석에 택배물량이 급증하자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법 시행 마지막 명절인 만큼 ‘성의표시’가 늘어난 것 이란 관측부터 전자상거래와 홈쇼핑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나타난 일반적 현상이란 해석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택배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은 최근 열흘 동안 3161만 상자를 처리했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열흘 동안 처리한 2765만 상자보다 14%가 더 늘었다.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전국 우체국에 접수된 배송물량도 976만 상자로 집계됐다. 우정사업본부는 추세를 고려할 때 추석 연휴 전날인 13일까지 배송 물량이 128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작년 추석때보다 3.5%(43만 상자) 더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 5일엔 무려 195만 상자가 접수돼 우체국 택배 사상 하루 치 물량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진택배는 이번 주에만 135만 상자 이상의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본사 직원까지 택배 현장에 투입했다.
택태물량이 급증하자 일각에서는 김영란법 시행 마지막 추석인 점을 들어 “성의표시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선물 상한선이 5만 원으로 확정되면서 여력이 생긴 기업 등이 더 많은 곳에 선물을 했거나, 법 시행을 앞둔 마지막 추석인 만큼 선물량을 늘렸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택배 업계는 “이 같은 분석은 무리”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 택배 업체 관계자는 “해마다 추석 전 배송 물량은 10~20% 정도 증가해 왔고 올해 증가 추세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물류분야 대표단체인 한국통합물류협회도 같은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해 택배물량이 12.8% 성장했고,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전년 대비 12% 가까이 증가한 상황을 들어 김
배명순 한국통합물류협회 사무국장은 “연말까지 택배물량이 13~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자상거래나 TV·인터넷 홈쇼핑 등의 물량이늘어나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라면서 “김영란법과 연관성을 찾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