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을숙도공원에서 7세 아동을 차량으로 친 뒤 뺑소니하고 달아나 공개수배된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뺑소니 혐의로 김모 씨(43)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께 부산 사하구 을숙도공원 앞 편도 4차로 도로 4차선에서 은색 그랜저TG 차량을 운전하던 중 4차선 도로에 서 있던 A 군을 친 뒤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사고를 목격한 다른 운전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경찰은 사고 현장 폐쇄회로TV를 확보했지만 야간이고 화질이 좋지 않아 가해 차량의 정확한 번호판을 식별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떨어져 있던 가해 차량의 휠가이드 부품을 통해 이 차량이 2006년식 그랜저 TG인것을 확인하고 범인 추적에 나섰다. 또 사건 수사 닷새 만에 공개수사로 전환하며 시민들의 제보도 부탁했다.
경찰은 서부산과 경남 일부 9개 구·군에 등록된 해당 차종 500여대를 대상으로 일일이 확인조사를 하던 중 휠가이드가 떨어진 김씨의 차량을 발견하고 김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차량 하부에서 A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31명의 경찰관이 동원돼 300대가 넘는 차량을 확인하고서야 용의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퇴근길에 을숙도공원을 지나던 중 차량이 덜컹하는 느낌은 있었는데 사람을 친 줄 몰랐다”며 고의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에 이상함을 감지했음에도 차량을 멈추고 확인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과실이라고 보고 있다. 또 과속 등을 하지 않았음에도 제대로 앞을 주시하지 못한 이유를 추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가 사고를 내기 전 앞서 달리던 차량 2대는 A군을 발견하고 사고를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차량의 차주들이 A군을 도로 밖으로 데려가려고 차량을 정차하는 사이 김씨
경찰은 당시 A군이 돌봄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맞벌이하는 부모를 대신해 A군을 돌보던 이들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A군이 도로로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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