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후 25일 숨진 백남기 농민의 유가족 등이 부검이 불필요한 과정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는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유가족과 의료계, 법조계의 의견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백씨의 딸 도라지씨는 “아버지를 처음 살펴본 의사가 ‘신장이 튼튼하셔서 생명 유지를 위한 다양한 약을 모두 쓸 수 있다’고 말했었다”며 “사망원인이 급성 신부전이라 부검이 필요하다는 경찰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도라지씨는 또 “경찰의 손에 돌아가신 고인의 시신에 다시 경찰의 손이 닿게 하고 싶지 않다”며 “국과수 법의학자들과 검사가 검시했고, 10개월간의 의료기록이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고인의 사인을 규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부검에 반대한다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외상성 뇌출혈에 의해 오래 투병을 하면 급성 신부전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급성 신부전이 직접 사인이 됐다 하더라도 사망원인은 외상성 뇌출혈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원인은 매우 명확해 의학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니 부검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씨 사망진단서에는 심폐 정지와 급성 신부전, 급성 경막하 출혈 등이 사망 원인으로 나와 있다.
백씨 변호인단 단장인 이정일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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