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최근 조현준 효성 사장(48)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29일 밝혔다.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58·구속기소)가 효성가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47) 측 법률사무를 대리해준 혐의와 관련해서다.
박 전 대표는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동륭실업 대표를 지내는 동안 이 회사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냈으며 ‘효성가(家) 형제의 난’ 분쟁 때 조 전 부사장 측 홍보대행 업무를 맡았다. 특수단은 박 전 대표가 단순한 언론 대응 업무 이상으로 법률 상담, 변호인단 구성 등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현행법상 변호사 자격 없이 돈을 받고 법률사무를 취급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다.
특수단은 조 전 부사장을 직접 불러 박 전 대표와 계약을 맺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지만 그는 현재 해외에 머물면서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박 전 대표는 정·관계 인맥을 바탕으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구속기소)의 연임로비를 해주는 대가로 홍보 계약 명목의 돈 21억여원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한편 특수단은 고재호 전 사장(61·구속기소)의 5조7000억원대 회계사기 혐의와 관련해 당시 외부감사인이었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안진은 대우조선 감사를 맡아 매년 ‘적정의견’을 내놓다가 분식회계 의혹이 터지자 올해 3월에서야 2013~2014 회계연도의 흑자를 적자로 정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특수단은 안진 측 회계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대우조선의 조직적인 회계사기나 이
특수단 관계자는 “대형 회계법인에서 상장사의 회계사기를 묵인한 혐의와 관련된 수사는 거의 전례가 없다”며 “이번 수사는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건의 분질적 부분 중 하나이므로 최선을 다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