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3천만 원이라고 하면 어디가 떠오르십니까?
서울 강남이나 용산쯤 될까요?
지자체가 무턱대고 개발을 시작했다가 주민만 쫓겨나고 산더미 같은 적자만 남은 곳이 있어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파트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립니다.
'명품도시'의 기치를 내걸고 5년 전 추진된 인천 가정오거리 뉴타운 철거현장입니다.
이미 주민과 상인 2만5천여 명은 살던 곳을 떠났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문제는 상가와 인구가 밀집된 이곳을 개발하면서 천문학적인 보상비가 들어가 서울 강남 수준의 분양가가 아니면 도저히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는 겁니다."
3.3㎡당 땅값만 2천200만 원대, 아파트를 짓는다면 3.3㎡당 3천만 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인천 역대 최고 분양가가 1천500만 원 미만.
미분양은 불 보듯 뻔합니다.
▶ 인터뷰 :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 "(3.3㎡당 적정 분양가가) 1천만~1천100만 원 정도일 거에요. 그 정도는 돼야 분양이 되지."
시행자인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 LH는 결국 비싸게 확보한 땅에 올 연말부터 기반공사를 시작해 '헐값'에라도 팔기로 했습니다.
보상 등을 위해 빌려쓴 돈의 이자가 한 해 900억 원씩 드는데다, 100만㎡에 가까운 땅을 언제까지 놀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상되는 손실은 무려 1조 원대.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이 손실 분담을 어떻게 할지가 문제였는데, 그 논의만 하다 보면 (이자만) 점점 늘어나잖아요."
'명품도시'는 어디가고 빚덩이만 남았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