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조건부 부검영장’ 이틀째 공방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고 백남기 농민 부검 및 관련 문제에 대해 “특검만이 정답이다”라 말하고 있다.[출처 =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권성동)의 5일 국정감사에서도 고(故) 백남기 씨 시신에 대한 ‘조건부 부검영장’ 발부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오갔다. 여야 의원들은 전날 서울고검에 이어 이날 서울고법 관할 13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부검영장에 대해 법원을 비판했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법원이 전례 없이 부검영장에 제한을 둬 논란을 일으키고, 스스로의 역할을 포기했다”고 질타했다. 오 의원은 “영장이 발부돼 집행하는 데 있어 유족이 원치 않으면 영장 효력이 소멸되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법원이 최종적으로 갈등을 없애도록 판단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57·사법연수원 13기)은 “영장에 제한이 들어있기 때문에 제한을 벗어나는 건 기각이라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영장 집행의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높이고 유족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 같은 제한을 둔 것”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영장을 발부한 판사의 증인 출석을 놓고도 격론을 벌였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많아 유감스럽다. 영장을 발부한 판사가 나와 영장 발부 조건과 의미를 국민에게 알리는 게 본분”이라며 담당 판사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주광덕·김진태 의원 등 새누리당에서 이에 즉각 반대하며 맞섰다. 권성동 위원장은 “지금까지 국정감사에서 특정 법관을 증인으로 소환한 전례가 없다. 자칫 재판의 독립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여야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김수천 인천지법 부장판사(57·17기)가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 씨(51·구속 기소)로부터 억대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도 비판받았다. 금태섭 더민주 의원은 “현직 부장판사가 돈을 받고 구속되면서 법원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권 위원장도 국정감사를 시작하면서 “이번 사태를 일부 법관의 개인 비위 문제로 치부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세웅 기자 /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