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갑론을박] 고궁 무료입장, 여성은 한복치마만 입어야 하나요?

여성이 한복을 입고 고궁에 무료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복 치마를 입어야 한다’는 규정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문화재청의 한복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남성은 남성 한복, 여성은 여성 한복 착용자만 무료관람 대상으로 인정한다. 남성은 여미는 깃 형태의 저고리와 남성 한복바지 형태에 준하는 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여성은 여미는 깃 형태의 저고리와 통치마 혹은 풀치마를 입어야 한다. 과도한 노출은 무료입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복 무료관람은 문화재청이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한 행사다. 지난 2013년 10월부터 한복을 입고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창덕궁, 조선왕릉, 종묘에 가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고궁 한복 무료관람’은 사전 예약이 필요한 야간 개장 때도 예약을 하지 않아도 입장할 수 있고, 함께 관람하는 이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고궁 근처에 한복 대여점이 위치해 내외국인이 부담 없이 한복을 착용할 수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는 ‘고궁 한복 무료관람을 위해 여성이 꼭 한복 치마만을 입어야 하느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문화재청의 기준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성별에 맞는 옷 입고 오라는 게 왜 성차별인가? 동양에서는 남녀 복식이 정해져 있다”(아이디 red*****), “젠더차별이 아니다. 특정 성별만 출입 금지한 것도 아니고, 성별에 맞게 옷 입고 오라는 것이다”(yef*****)등 ‘한국의 전통의상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 맞게 남녀가 각각 성별에 맞는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반대 측에서는 “여자가 남자한복 입고 남자가 여자한복을 입으면 한복이 아니게 되는 건가?”(yhs*****) “남자가 한복 치마를, 여자가 한복 바지를 입는 것을 걸러내려면 한복 입은 애 조상부터 따져보자. 조상님들 노하실라”(c_p***) 등 남녀 겸용 의상을 예로 들어 최근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해 여성도 무료관람을 위해 한복 바지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북궁 관리소 측은 무료관람을 위한 한복에도 한국의 전통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복궁 관리소 관계자는 7일 전화통화에서 “한복을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맞춰 입지 않더라도 유료 관람이 가능하다. 성소수자들도 겉모습에 어울리는 한복을 입는다면 무료 입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여성이 한복 바지를 입으면 무료 관람을 할 수 없다”면서도 “고궁은 전통적인 모습을 보존, 계승하는 기본 틀을 가지고 가야 한다. 기준에 맞는 한복을 입고 무료 관람을 하는 이들과의 형평성도 있기 때문에 기준에 어긋나는 복장의 무료 관람은 안 된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한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