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 국정교과서/사진=MBN |
내년 3월부터 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될 국정 역사 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이 다음달 말 공개됩니다.
지난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정해질 당시부터 뜨거운 찬반의 대상이 됐던 만큼 실제 교과서가 어떻게 쓰였는지, 그 내용이 공개되면 격렬한 역사 논쟁 '제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원고본 집필을 마치고 개고본 심의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교육부과 국편은 개고본 수정·보완 및 현장 검토본 심의를 거쳐 다음달 말 검토본을 교사, 전문가 등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국정 교과서 논란의 가장 큰 핵심은 바로 대한민국 '건국 시기'와 관련한 내용이 어떻게 쓰였느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민국이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탄생했느냐는 한국 현대사의 핵심이자 국가 정통성 논란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1948년 5월10일 남한 단독으로 총선거가 실시되고 7월17일 헌법 제정에 이어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선포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는 시각이 진영에 따라 상반되는 데서 기인합니다.
대체로 진보진영은 외세 개입으로 민족통일을 이루지 못한 불완전한 출발이라고 보는 반면, 보수진영은 반공과 자유 민주주의에 입각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합법 정부를 수립한 과정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따라서 보수진영은 1948년 8월15일이 단순한 정부 수립일이 아니라, 영토·국민·주권이라는 3요소를 온전히 갖춘 진정한 의미의 국가 탄생일이며, 이를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으로 교과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진보진영은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건국 시점으로 보는 것은 임시정부와 항일운동의 역사를 깎아 내리는 것이라고 반발합니다.
또 진보진영은 뉴라이트 등이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삼자고 주장하는 이면에는 일본 강점기 친일파의 행적을 지우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건국 관련 기술 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입니다.
특히나 이승만은 건국절을 주장하는 쪽에서 '국부'로 추앙하는 인물이고, 박정희 역시 현직 대통령의 아버지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이승만 전 대통령은 지금껏 교과서에서 장기독재, 부정선거 등 부정적 평 일색이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이러한 지적을 수용한 기술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유신독재 미화' 여부가 핵심입니다.
야권과 진보진영에서 국정화를 가장 크게 비판한 것도 바로 '친일, 유신독재 미화' 교과서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습니다.
실제 1990년 이전에 발간됐던 기존 교과서들에는 5·16 군사정변을 '혁명'으로 기술했으며, 유신체제에 대해서도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처하고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달성하고자 10월 유신을 단행했다"는 식으로 썼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그런 교과서가 나오는 것은 저부터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교육부도 교과서가 발간되기 전 인터넷에 전시해 실제 '독재 미화' 교과서가 됐는지 공개 검증을 받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다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 가운데 경제성장 등의 부분에서 '공'을 강조하는 내용은 보강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교과서가 그의 '과'에만 치중했다는 게 보수진영의 주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밖에 북한 관련 서술도 지금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체적으
또 천안함 피격, 연평도 해전 등 최근에 발생한 북한 도발 사건과 김정은의 미사일과 핵개발, 북한의 체제 불안정성에 따른 향후 통일시대 대비 등의 서술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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