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병원으로 유명한 분당차병원이 이 병원 환자 4000여 명 분량의 혈액을 외부로 빼돌려 온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은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고 감염병 전염 위험 등이 있어 의료페기물로 처리돼야 한다. 하지만 분당차병원은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해 혈액 샘플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분당차병원은 진단검사의학과 소속 직원들이 진단 시약을 만드는 의료기기업체에 지난 2년간 혈액을 공급해 온 정황을 확인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분당차병원 측에서 빼돌린 혈액은 주로 염증 수치가 높거나 세균에 감염된 환자의 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혈액·소변 등 병원에서 검사를 끝낸 검체는 다른 용도로 쓰지 말고 의료용 폐기물로 버려야 한다. 만약 혈액 샘플을 연구 등에 쓰려면 환자 동의부터 병원 심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분당차병원에서는 이를 전혀 지키지 않았던 것.
이같은 사실은 지난달 초 진단검사의학과 직원의 내부 고발로 알려졌다.
보건당국 조사에 따르면 혈액 샘플은 이 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팀장이 수원 소재의 바이오 업체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팀장과 업체 대표는 학교 선·후배 사이로 친분이 있었다. 의료기기와 진단용 시약 등을 만드는 이 업체는 빼돌린 혈액을 시험ㆍ연구용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검체 폐기는 진단검사의학과 팀장이 최종 책임자라서 빼돌
보건당국은 혈액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금전적 거래나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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