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하는 화물차 매년 5만 4천대…치사율 17배 넘어
↑ 사진=연합뉴스 |
짐을 실은 화물차는 일반 차량보다 중량이 커 제동 거리가 길고 무게 중심도 위쪽에 있어 과속 운행하면 전도나 전복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더 위험합니다.
승용차가 안전하게 돌 수 있는 커브길이라 하더라도 화물차는 전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과속을 하게 되면 사고 가능성은 훨씬 커집니다.
덩치가 크기 때문에 전도나 전복되면 다른 차량에 2차 피해를 안기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충북 음성군 쌍봉리 도로에서 A(62)씨가 몰던 트레일러가 커브길을 돌다가 왼쪽으로 쓰러졌있습니다.
이 사고로 전도된 트레일러에 가득 실려있던 H빔 철근이 모두 쏟아지면서 마주 오던 1t 화물차를 덮쳤있습니다.
트레일러와 1t 트럭 운전기사 2명 모두 크게 다쳐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있습니다.
경찰은 커브길에서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못한 트레일러의 무게 중심이 왼쪽으로 쏠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있습니다.
눈이나 비가 내린다면 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화물차는 더욱 위험합니다.
지난 2일 충남 부여군 외산면 도로를 달리던 1t 포터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졌있습니다.
중심을 잃고 빙글빙글 돌게 된 트럭은 중앙선을 넘어가 마주 오던 SUV를 들이받았있습니다.
이 사고로 SUV에 타고 있던 운전자의 장인과 장모 2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있습니다.
경찰은 도로가 굽은 데다 낮에 비가 와 노면이 젖은 점 등을 토대로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있습니다.
지난 6일에는 경기도 군포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산본나들목에서 B(49)씨가 몰던 4.5t 트럭이 앞서가던 11t 화물차를 들이받아 1명이 숨졌있습니다.
앞서 달리던 화물차를 들이받은 B씨 트럭은 차량 앞부분이 완전히 파손됐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2∼2015년까지 4년간 전국에서 화물차·덤프트럭·특수차량 21만9천61대가 과속 단속에 적발됐있습니다.
연평균 5만4천700여대의 화물차들이 규정 속도를 초과해 죽음의 질주를 하는 셈입니다.
2014년 기준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는 35명으로 전체 교통사고(2.1명)보다 치사율이 17배나 높았습니니다.
경찰 관계자는 "화물차 사고 치사율이 일반 차량에 2배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과속 화물차 사고' 치사율은 17배 이상일 것"이라면서 "빠르게 달리는 대형 차량은 그야말로 도로의 폭탄"이라고 말했습니다.
화물차 교통사고는 2013년 3만3천624건, 2014년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화물차는 적재된 화물로 인해 급제동 등 돌발 상황에 더욱 취약하다"면서 "속도제한 장치, 운행기록 장치를 의무화하는 등 과속, 난폭 운전을 방지하는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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