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하던 남편이 홧김에 집에 불을 질러, 애지중지 키우던 딸은 죽고 부인은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습니다.
남편은 평소 의처증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승용차를 타고 주유소에 오더니 휘발유 한 통을 사들고 다시 떠납니다.
51살 박 모 씨가 부부싸움을 하다 홧김에 집에 불을 지르겠다며 기름을 사러 온 겁니다.
잠시 뒤 집에서 아내의 몸에 기름을 붓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더니, 결국 불이나 집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이 불로 함께 있던 딸 16살 박 모 양이 연기를 마셔 숨지고, 아내 54살 허 모 씨가 온몸에 화상을 입어 치료 중이지만 중태입니다."
아내 허 씨는 몸이 타들어가는 와중에도 길에 나와 딸이 집안에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허사였습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부부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불에 타가지고 피를 흘리면서 나왔다고…. "
경찰은 인근 공터에 있던 남편 박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기름을 사온 건 맞지만, 불은 아내가 붙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완전 거짓말입니다. 여자가 얼굴부터 전신 화상을 입었단 말이에요. 결국은 (남편이) 휘발유를 뒤집어 씌어놓고 불을 지른 겁니다."
경찰은 박 씨가 평소 의처증이 있었다는 주변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
화면제공 : 전남 해남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