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본부스탁 트위터 캡처 |
27일 서울대 록 페스티벌 ‘본부스탁’ 준비기획단은 “지금 대한민국을 휩쓴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본부스탁에 큰 금전적 후원을 해주신 분들도 메시지로 중단 요청을 주고 있다”며 “현 상황을 고려하여 28~29일 예정됐던 (행사)개최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록 페스티벌을 개최하기 위해 10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단은 “후원금은 환불할 것이며 환불을 원치 않으시는 분들의 후원금은 공연 취소로 발생한 760만원의 위약금을 갚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본부스탁은 2011년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며 본부 점거 농성을 벌였던 서울대 학생들이 개최한 록 페스티벌이다. 그러나 5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본부스탁 추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최순실 사태’의 후폭풍으로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대학가에 전운(戰雲)마저 감돌자 행사를 취소하라는 항의가 빗발쳤다. 서울대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한발짝 물러나야 한다”며 “길이 남을 흑역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학생은 “다른 학교 학생들은 나라를 위해 시위하는데 우리 학교 학생들만 시흥캠퍼스 반대한다고 드럼 두들기면서 음악축제를 한다니 목적이 현재와 맞지 않으니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27일 계획했던 ‘본부점거파티’ 역시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행사 당일 황급히 취소됐다. 애초 총학생회는 27일 오후 8시부터 오전 2시까지 점거중인 본관에서 DJ파티와 가면무도회 등으로 진행되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부터 ‘분위기 좀 파악하라’는 학생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본부점거파티 기획단은 행사 시작을 10분 앞둔 저녁 7시 50분께 파티를 잠정 연기한다고 부랴부랴 공지했다. 기획단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서를 통해 “파티의 시의성에 대해 우려하는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많은 학우의 염려를 존중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행사는 취소됐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러 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에 여러 글을 올려 “파티가 무산된 뒤에도 주최측에서는 황당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며 “심지어 나중에 더 신나는 행사로
한편 28일 오후 2시 서울대 총학생회는 비선실세 논란과 관련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주권자로서 대통령에게 퇴진을 명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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