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라이터 테드 소렌슨의 말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온 국민이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바로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부총리에 이어 비서실장을 인선했지요. 하지만 야당은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고, 여당에서도 몰랐다고 합니다.
대체, 대통령은 누구와 상의를 해서 개각을 한 걸까요?
그동안은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 거기다 아무런 직위없이 연설문을 고쳐주던 최순실 씨까지 있었지만 지금은 이들 모두 대통령 곁에 없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친박 좌장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나 이정현 대표와 논의한다고도 하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배후설도 나오고 있지요.
또, 총리로 지명된 김병준 후보자가 우병우 전 수석의 장인과 동향이고, 최순실·안종범 전 수석의 변호인들 역시 우 수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우병우 전 수석의 영향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처럼, 지금 거론되는 사람들도 측근이거나 친박 인사들 뿐입니다.
사안은 다르지만, 다른 대통령의 사례를 좀 들어볼까요?
제 3차 세계대전을 부를 뻔 했던 쿠바의 핵미사일 위기를 막은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 그는 핵전쟁의 위험속에서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소련엔 강력한 경고를, 국민에겐 있는 그대로의 상황과 앞으로의 대책을 설명했습니다. 이런 발빠른 대처가 가능했던 건 가까운 보좌관 등은 물론 반대파인 군 수뇌부의 말도 늘 대통령이 경청하고 함께 의논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밀실에서 권한 행사를 하는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는 이들과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와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겁니다.
여야 의원은 물론 국민이 분노한 정확한 이유는 뭔지, 또 국민이 진짜 바라는 건 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국민의 요구대로 사태를 수습해야합니다. 진정한 사죄와 아울러 수사를 받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결단도 물론 필요합니다.
테드 소렌슨의 말처럼 결정은 오로지 대통령만이 할 수 있으며 또 그래야만 하기에, 대통령은 측근이 아닌 국민의 요구, 여론과 상의하고 자신의 안위가 아닌 '국정 안정'을 위한 결정을 해야합니다.
제발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마무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