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대 경찰 (사진=연합뉴스) |
서울 도심에서 12일 열린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도중 청와대 방면으로 진출하려는 일부 시위대가 이를 막는 경찰과 한때 충돌해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이날 오후 7시30분께 집회 행진코스가 끝나는 경복궁역 사거리 청와대 방면 도로에 설치된 경찰 차벽 앞에서 일부 시위대가 경찰 병력을 밀어내려 시도하며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농민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상복을 입은 채 '청와대'라 쓰인 영정 액자를 붙인 대형 상여를 이곳으로 이동한 직후 벌어졌습니다.
주변의 다른 집회 참가자들이 "이러지 맙시다", "평화시위 합시다" 등으로 말렸지만, 이들은 "그러려면 왜 왔나", "밀자, 청와대로 가자, 비켜라"라고 외치며 경찰 병력을 계속 밀어붙였습니다.
경찰은 박자를 맞춰 "비폭력"을 연호하며 성난 시위대를 달래려 시도했습니다.
상여 소리꾼으로 꾸민 참가자가 "저희는 30년간의 투쟁 경험으로 이 상여를 메고 저 경찰들을 밀어버릴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며 "여기에 상여를 세우겠다. 시민과 경찰의 대척점에 상여를 세우는 것이 이번 시위에서는 옳다"고 말하며 시위대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몸싸움은 간헐적으로 계속됐습니다.
오후 9시께에는 50∼6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저혈당 쇼크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습니다. 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쪽에서도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시위대와 대치하던 의무경찰 1명도 쓰러져 밖으로 옮겨졌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대치 과정에서 시위진압용 경찰 방패를 빼앗기도 했습니다. 저지선에 서 있던 경찰이 시위대 쪽으로 끌려나오기도 했습니다. 경찰 버스 위로 올라갔다가 경찰 설득으로 내려온 참가자들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방패를 빼앗는 것은 불법행위"라며 "여러분이 준법시위를 보일 때 여러분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경찰은 준법 집회를 보장한다"고 경고 방송을 했습니다. 시위대 내에서도 "방패를 뺏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종로1가 청진공원 인근에서 '죽창 50여개를 누가 갖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형사들을 급파했습니다.
하지만 발견된 것은 죽창이 아니라 식당 인테리어 작업에 쓸 장식용 죽봉인 것으로 밝혀져 주인에게 돌려주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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