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트럼프 간 전화통화에서 거론된 한·미 동맹을 위한 후속조치인데, 외교안보와 경제통상 관련 고위급 관계자들로 구성됐죠.
사실, 정식 취임도 하지않은 당선인 상태인데 고위급 실무단을 파견한 건 극히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시급한 상황이라는거죠.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한국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고, 한미 FTA 재협상을 추진하겠다' 공언했으니 당연합니다.
그런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솔직히 말해, 진정한 아시아팀은 아직 없다' 파이낸셜 타임스를 통해 전해진 미국의 한 전직 관료의 말입니다. 대부분의 아시아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기 때문에, 트럼프 측이 제대로 된 외교팀을 꾸리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각국은 트럼프와의 인맥을 찾는데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본만 보더라도 내일 아베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뉴욕 회동을 앞두고 주미 일본 외교관들이 대통령 인수위가 아닌 트럼프 사업체 임원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니 말 다 한거죠.
그런데 비단 아시아만의 일은 아닙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영국 메이 총리를 초청했는데, 오히려 초청을 받은 영국 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니까요.
'닉슨 쇼크'를 아십니까?
1971년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 등으로 자국 경제가 악화되자 대부분의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매기고, 달러와 금을 교환하지 못하도록 달러 방어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가 받은 충격을 '닉슨 쇼크라'고 하죠. 당시 한국도 경제성장률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고, 수출 증가율은 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그 충격이 대단했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면, 내년 봄에 세계 경제에 '제2의 닉슨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최순실 사태로 국정이 마비된 한국은 충격이 훨씬 더 크겠지요.
현 정부 들어 특히 비난을 많이 받았던 분야. 기억하시지요? '외교'였습니다. 북한 핵대응은 물론 미국·일본·중국을 대상으로 어디 하나 제대로 된 외교력을 펼친 곳이 없으니까요.
사상 초유의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지금, 우리 경제·우리 국민·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이번엔 제발 제대로 외교력을 발휘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아니 발휘를 해야만 합니다. 반드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