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음주운전 2심 판결날 검찰 소환

↑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60)은 검찰 조사에 앞서 지난해 ‘음주운전 측정거부’ 사건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먼저 섰다. 선고가 나오는 날이 검찰 소환일과 겹치면서 하루에 법원과 검찰청을 모두 오갔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종문)는 술 마신 채 운전하고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 등)로 기소된 조 선 수석의 2심에서 “형량이 무겁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심과 똑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식 음주 측정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한 것에 그치지 않고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을 했다고 말하게 해 국가 사법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5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28일 밤 10시께 서울 대치동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다가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후 경찰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그는 사고를 낸 뒤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했다”며 음주운전 사실을 줄곧 부인하다가 이틀 뒤 경찰에 출석해 혐의를 인정했다.
음주운전 사실을 덮으려다 도로교통법 위반뿐만 아니라 대리기사에게 거짓 진술을 종용한 혐의(범인도피교사)로도 재판받게 됐다.
이날 재판이 끝나자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한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지금은 그런 말할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또 “사기업에 압력을 행사하시는 분이라 음주운전은 해도 된다고 생각하냐” 등 질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앞서 조 전 수석을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했으나, 법원은 사건을 살필 필요가 있다며 약식명령 없이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2심도 이를 유지했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