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돼 가금류 사육농가를 공포에 몰아 넣고 있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충북에서는 지난 16일 음성군 맹동면의 한 육용 오리 농장에서 AI가 처음 확인된 것을 시작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거나 의심증상이 발견된 농가 7곳이 모두 오리 농가다.
전국적으로도 AI 발생지역 가운데 충남 천안, 아산, 전북 익산, 김제, 전남 무안 등이 오리이고, 닭이 감염된 경우는 경기도 양주와 전남 해남 뿐이다.
특히 예년에는 오리들이 AI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거의 죽지 않았으나 올해는 발병 즉시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닭이 오리보다 AI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런데도 최근 AI가 오리 농가에 집중되면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AI 바이러스 변이가 꼽힌다. AI 바이러스가 최근 오리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닭은 AI에 감염되면 곧바로 폐사한다. 그러나 오리는 3∼7일간의 잠복 기간을 거치고, 폐사율도 상대적으로 낮다.
역설적으로 이런 특성 때문에 오리가 AI 감염을 더 폭 넓게 확산시키는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닭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폐사해 AI 발생에 즉시 대응할 수 있지만 오리는 잠복 상태에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AI 확산을 제때 막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리의 사육 형태와 방역 상황도 AI 바이러스 전파와 관련이 있다.
오리를 집단 사육하는 농가들은 대부분 대형 축산물 유통업체에 계열화돼 있다. 오리 농가는 대형 유통업체와 계약한 종오리 농장으로부터 새끼를 분양받고, 사료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계열화 농가들 가운데 한곳에서 AI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다른 농가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소규모로 사육됐던 오리가 산
오리농장은 논 주변에 조성된 곳이 많아 철새들이 추수를 마친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다 분변 등을 남겨 AI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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