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검사의 결기 “박근혜 대통령 강제수사해야”

현직 검사가 내부 게시판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를 주장했다.
23일 이환우 인천지검 강력부 검사(39·사법연수원 39기)는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검찰은 이제 결단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헌법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핑계로 강제수사를 하지 않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이 검사는 “당장 피의자(박근혜 대통령)를 기소할 수 없을지라도 혐의 유무를 분명히 한 뒤 소추조건이 완성됐을 때 기소하면 되고 추가적인 증거인멸 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한 수사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박 대통령의 수사 불응에 대해 “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검찰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공격하면서 검찰 수사에 불응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우리 사회의 근간인 헌법과 법치주의를 부정한 것”이라면서 “그 자체로 탄핵 사유에 해당할뿐 아니라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격조차 내팽개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의자가 검찰과 특검 중 어디에서 수사받을지를 자기 입맛에 따라 선택할 권리는 없다”며 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이 검사의 글은 검찰 안팎의 주목을 끌었으나 댓글은 10개에 못 미쳤다. 한 검찰 관계자는 “객관적 토론·공론의 장이 될 뻔 했는데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그러지 못한 것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댓글 중 일부는 이 검사의 주장을 지지했고, 일부는 “법리 해석이 잘못됐다”며 반대 의견을 달기도 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