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해줬다는 제보받았다” 차움병원 찾아가 기자 사칭해

방송사 기자를 사칭해 차움병원장과 인터뷰 하며 줄기세포 치료 의혹을 캐물은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평범한 직장인 신 모씨가 지난 21일 차움병원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어 자신을 모 종합편성채널 기자라고 소개하며 제보 받은 건이 있다면서 병원장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동모 차움병원장은 신씨에게 전화를 되걸어 인터뷰 거절 의사를 전하다 결국 만나만 달라는 신씨의 요청을 수락했다.
신씨는 이날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차움병원을 찾아갔고 이 원장은 신씨와 30분 가량 인터뷰했다. 신씨는 이 원장에게 차움병원이 박 대통령과 최씨 가족들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해줬다는 의혹이 있다며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신씨가 전문용어를 모르자 신씨에게 명함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신씨는 명함을 지하 3층에 주차한 자가용에 두고 왔다고 둘러댔지만 이 원장이 신씨와 함께 주차장에 내려가 확인한 결과 신씨가 가져왔다는 차량은 있지 않았다.
신씨는 기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들통나자 자신이 최씨 측 관련자라고 핑계를 댔다. 하지만 이 원장은 경찰에 신고했고 신씨는 경찰서에 임의동행됐다.
신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방영된 박 대통령과 최씨, 차움병원간의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와 언론 보도를 보고 불거진 의혹들이 사실인지 너무 궁금해 병원에 찾아갔다”고 털어놨다.
신씨가 사칭한 기자는 해당 방송사에서 최씨 관련 보도를 몇 차례 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신씨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었지만, 법리검토 끝에 형법이 아닌 경범죄처벌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즉결심판에 넘기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측도 당초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았고 실제 업무방해가 있었는지도 불분명해 입건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세상이 어수선하다 보니 호기심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서정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