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드론 등 제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이 올해 국민적 관심도가 가장 높은 지식재산 이슈로 떠올랐다. 28일 특허청 산하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올해 지식재산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연구원이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전문가 포럼이나 유관기관 의견을 종합해 선정한 것이다.
올해 10대 이슈는 △4차 산업혁명과 신기술 △특허무효심판·소송제도 개선 방안 △중국의 지식재산권 인프라스트럭처 강화 △특허 빅데이터 활용 중요성 증가 △브렉시트가 유럽 지식재산권 통합에 미치는 영향 △26년만의 상표법 전면 개정 △기술과 콘텐츠 융합(증강현실 기술과 포켓몬고 열풍) △직무발명보상제도 개선 △지식재산권의 부당한 행사 관련 지침 전면 개정 △전세계적인 영업비밀보호 강화 추세다.
일반인과 전문가 그룹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이슈는 역시 4차 산업혁명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자동차, 가상현실, 드론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의 특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세계 5대 특허청(IP5)은 그같은 최신 기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올해 1월 열린 제46회 다보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주제로 열려 급속도로 발전하는 ICT 기술이 인류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5년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에 의해 창출될 부가가치 규모가 세계적으로 최대 3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허무효 분쟁 당사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특허무효심판·소송제도 개선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이 역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 일단 특허청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한국도 심판 단게에서 가급적 모든 무효증거를 제출하도록 하고 법원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는 건 예외적으로만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법원은 사법체계 등을 이유로 현행 제도를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인프라스트럭처 강화는 일반인 그룹에서 4차 산업혁명 다음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이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양질의 특허권 확보를 늘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특허권자 보호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기업인 화웨이가 국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손해배상 소송을 내고 이에 삼성전자가 맞소송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중국의 특허시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허청 관계자는 “중국이 편파 판정을 하던 과거 행태에서 벗어나 제도적인 판결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술과 콘텐츠를 융합하는 노력도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포켓몬고’ 열풍에서 감지된 증강현실(AR) 기술이 대표적이다. 올해 7월 출시된 포켓몬고는 출시 한달만에 세계시장에서 매출 2억달러를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이를 통해 기술과 콘텐츠를 융합하는 노력이 얼마나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지 세계시장에서 입증됐
안대진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개발은 내년에도 여전히 주요 화두로 이름을 올릴 것”이라며 “특히 국제특허 강화로 국내 기업들이 지식재산권 전략을 수립할 때 예측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지식재산 비즈니스 관련 시장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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