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노점상을 하며 모은 돈 1억을 기부한 70대 할머니의 사연이 세상을 떠난 지 7개월 만에 알려졌다.
29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할머니는 2013년 11월 20일 모금회에 처음 찾아와 “좋은 곳에 써 달라”며 1억원짜리 수표를 내밀었다.
할머니는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6·25 전쟁 때 월남해 청주를 제 2의 고향으로 삼았고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며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자식들도 잘 키웠다”며 “은혜를 갚는 심정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할머니는 모금회에 이름과 나이, 사는 곳 등 자세한 신상을 밝히지는 않았다. 모금회 직원들은 할머니의 뜻을 존중해 더 이상 묻지 않고 할머니가 신은 고무신을 사진으로 남겼다.
할머니는 충북 아너소사이어티의 8호 회원이 됐다.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이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선정되며, 현재까지 충북모금회에 익명으로 가입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할머니를 포함해 모두 4명이다.
이후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한 달에 한두 번씩 사무실을 찾았다.
한동안 연락이 끊기며 모금회에서도 할머니의 기억이 잊힐 무렵인 지난 6월 할머니의 남편은 충북모금회를 찾고 “2개월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충북모금회 관계자는 “고무신을 즐겨 신을 정도로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헛되
그러면서 “가족 중에는 할머니가 1억원을 기부했다는 사실조차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안다”며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셨던 만큼 묵묵히 선행을 실천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서정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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