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5일 오후 3시 30분.
이날은 대한민국 경제에 아주 의미있는 날입니다. 건국 63년 만에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해 세계 9위 무역대국이 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기쁜 마음에 이 날을 기념해 11월 30일이었던 '무역의 날'을 12월 5일로 옮겼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어제 열린 무역의 날은 초라함, 그 자체였습니다.
전체 수출이 7%나 줄었고, 수출은 58년 만에 2년 연속 뒷걸음질쳤습니다.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도 2년 연속 물거품이 됐습니다. 올해 100억 달러 수출 탑을 받은 기업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아예 없었고요.
27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의 날에 참석하지도 못 한 대통령, 박근혜 정부의 경제 성적표입니다.
마이너스(-), 0, 10….
이 세 가지 숫자가 현재 우리 경제 현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연속 추락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경제성장률은 4분기 연속 1년동안 0%대 성장에 멈췄습니다. 청년실업률은 지난달 8.5%, 체감률은 10%에 육박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10년째 2만 달러 덫에 걸려있고요.
취임식에서, 각종 기념식에서, 국론이 분열될 때도, 심지어 국정농단 사태에도 박 대통령이 줄곧 외쳤던 말입니다.
경제상황은 왜 이렇게 나빠졌을까요?
여기에는 분명히 최순실 사태가 숨어있습니다. 경제를 챙겨야할 시점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들이, 그것도 9명이나 청문회장에 줄줄이 불려온 이 초유의 사태.
총수는 정부를 위한 '돈 줄' 역할이 아니라, 국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뛰어야 합니다.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웨설은 '2008년 금융위기는 부시 대통령의 책임이다'라고 질타했습니다.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에는 즉각 대응했지만, 경제 문제에는 손을 놓은 채 '관객'의 자리에 머무른 결과 금융위기 재앙을 초래했다는 거죠.
결국, 부시 대통령이 속한 미국 공화당은 그해 11월 대선에서 패했고, 미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이 올 스톱된 사이 국민들의 먹고 사는 살림살이, 경제 문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위기 속 방치된 우리 경제는 누가 챙겨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