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로고(사진=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
13일 서울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대 총학생회는 각 단과대 학생회장들이 참가하는 총운영위원회(총운위)를 열고 각종 언행과 논란으로 학내 비판에 직면한 이탁규 총학생회장의 직무권한을 정지하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 총운위에서 위원회 구성 안건을 인준함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총학생회장의 직무권한도 정지됐다.
이씨는 지난달 24일 제59대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됐지만 시작부터 학생사회에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학생들은 과거에 이씨의 외모 비하성 발언과 특정 학우들을 성적 대상화 하는 부적절한 언행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씨는 작년 초 농생대 신입생 입학행사에서 사회를 보던 중 행사 내레이션을 맡은 여자 신입생에게 “(얼굴을 보니) 왜 내레이션을 했는지 알겠네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축제 일일주점에서 여학생을 대상으로 “꽃밭이 어디 있느냐”는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총학생회장이 직접 나서 지난달 28일과 이번달 2일 두 차례에 걸쳐 개인 페이스북과 대자보를 통해 본인에 대해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소명하고 “과거 발언에 대해 사과했고 반성한다”는 글을 게시했으나 이를 접한 학생들은 이씨가 진심보다는 거짓 해명과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더욱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지난 9일 서울대 공대 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총학생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서를 게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제59대 총학생회 선거 이후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들이 폭로됐고 총학생회장의 각종 외모 비하 및 성적 대상화 발언과 시험 도중의 부정행위가 명명백백한 사실임이 드러났다”면서 “학내 구성원의 인권 보호 및 향상을 위해 누구보다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는 총학생회장이 (이에 대한)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 서울대학교 학우들을 대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통령도 탄핵했는데, 총학생회장도 탄핵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까지 나오자 총학생회는 총학생회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까지 꾸리게 됐다. 총학생회는 오는 17일까지 위원회를 구성할 인원을 모집해 18일 인준을 거친 뒤 21일까지 나흘간 이들을 상대로 인권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2인 이상의 총운위원과 2인 이상의 전체학생대표자 대의원, 1인 이상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 등으로 구성되는 특별위원회는 총학생회장의 인권 침해 사안과 사과문에 적시된 사실관계에 대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다음달 4일까지 본격적인 조사 활동을 벌인 뒤 총학생회장의 거취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위원회가 종료될 때까지는 부총학생회장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13일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은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11일부터 총학생회장의 직무권한이 정지됨에 따라 임시적으로 부총학생회장이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라며 “특별위원회를 거쳐 학우들에게 총학생회장의 잘못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후속조치를 다 할 수 있도록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총학생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한 학생은 서울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담담히 특별위원회는 받아들이지만 즉각 사퇴는 없다는 (학생회장)모습이 대통령의 현 모습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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