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목 숙여 일하다 디스크…업무상 재해 인정

하루 3~4시간씩 목을 숙여 일하는 업무를 26년간 해오다 목디스크(경추간판탈출증)를 앓게 된 트랙터 기사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1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이규훈 판사는 조 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 씨가 장기간 해온 업무가 목 부위에 상당한 부담을 줬고, 처음 목디스크 증상을 발견한 2012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업무로 인해 증상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조 씨가 해온 업무와 목 디스크 발병간의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씨는 마산지역의 한 하역회사에서 1998년부터 비계원과 트랙터 기사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계원은 건축공사 때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임시가설물을 설치하는 업무를 한다. 조 씨는 이 업무를 하며 하루 3~4시간 정도 목을 10~15도 가량 숙이거나 좌우로 기울이는 등 목에 무리한 부담을 받았다.
트랙터 기사로 일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에도 5~7kg의 유선 조정기를 어깨에 멘 상태에서 장비 설치 작업을 하고 주행 입력 작업 등을 하면서 목에 부담을 주는 업무를 계속했다. 결국 2012년 7월 목 부위의 통증을 느껴 찾아간 병원에서 목디스크(경추간판장애)를 처음 진단 받았고, 2014년 6월에는 증상이 급격히 악화돼 수술까지 받았다.
조 씨는 2014년 10월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듬해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서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지 못하자 소송을 냈다.
[박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