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됐던 '평화의 소녀상'을 부산 동구청이 강제 철거하면서 비판 여론이 쏟아졌는데요.
"인도가 좁아 소녀상 설치를 허가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던 담당 구청이 결국
비난이 더욱 거세지자 소녀상 설치를 허용했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부산 동구청장 집무실.
고성과 함께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현장음)
"도망가지 마세요. 도망가지 마세요."
이틀 전,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강제 철거한 구청장의 기자회견을 듣고 시민들이 화가 난 겁니다.
▶ 인터뷰 : 박삼석 / 부산 동구청장
- "좁은 인도에 설치하는 것이 자칫 잘못하면 행인들이 다칠 우려도 있고…."
"인도가 좁아"서 소녀상 설치를 불허했다는 황당한 답변에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구청장은 뒤늦게 소녀상 설치를 허용하겠다며 꼬리를 내립니다.
그런데 철거된 소녀상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구청장의 어이없는 답변이 이어집니다.
▶ 인터뷰 : 박삼석 / 부산 동구청장
- "소녀상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시민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지 않겠느냐…."
하지만 구청장의 말과 달리 철거된 소녀상은 고가도로 밑 쓰레기들과 함께 방치돼 있었습니다.
쏟아지는 비난에 담당 구청은 결국, 시민들에게 소녀상을 돌려줬고, 경찰도 일본 영사관 앞 병력을 철수시켰습니다.
▶ 인터뷰 : 전경숙 /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 "가슴이 뭉클합니다. 저희는 강탈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부산시민의 마음이고…."
철거된 소녀상은 일본 영사관을 마주하고 다시 설치돼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