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가 길을 건너기 위해 직접 녹색불로 바꿀 수 있는 수동 신호기를 보행자 작동신호기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장치가 고장 나 방치되고, 신호시간마저 짧아 오히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신호등 기둥에 설치된 보행자 작동신호기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몇 초 만에 녹색 신호가 들어와 건널목을 지날 수 있습니다.
보행자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것이지만 곳곳에 고장난 장치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이 많은데요. 길을 건너고자 보행자 작동신호기를 눌러보겠습니다. 3분이 넘었지만, 녹색불은 전혀 들어오지 않습니다."
길을 건너려면 위험천만한 무단횡단을 해야 합니다.
▶ 인터뷰 : 보행자
- "한참 기다렸다가 차가 안 오는 거 보고 건너는 거지. 상당히 위험하죠. 지나갈 때 작동이 안 되니까…."
경기도의 한 주택가, 역시 보행자 작동신호기가 보입니다.
버튼을 누른지 한참 뒤 겨우 녹색불이 들어오는데, 보행 신호는 불과 10초대에 불과합니다.
달려오는 차량을 보며 시간에 쫓겨 건너다보면 불안감마저 느낍니다.
▶ 인터뷰 : 보행자
- "걸어오면 (신호가) 거의 다 지나가 있고요. 여기 도로에서 차가 계속 오고요. 그래서 위험한 것 같아요."
상황이 이런데도 관리 당국은 문제가 있는 장치가 어디 있는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신호기 관리 관계자
- "파악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고장 유무를. 민원이 들어오면 고치고 그런 수준이라…."
전국에 설치된 보행자 작동신호기는 6천여 개.
허술한 관리 속에 보행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장치가 오히려 보행자를 위험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