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들의 휴식을 위해서 각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택시 쉼터를 만들고 있는데요.
그런데 수억 원의 예산을 쏟아부어 만든 택시 쉼터가 일반 주차장으로 전락하거나 만들어 놓은 지 얼마 안 돼 이전될 처지까지 놓였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이재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수원역 주변에 자리 잡은 택시 쉼터입니다.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이곳은 하루 평균 500명 정도의 택시 기사가 이용할 정도로 인기입니다.
주차하기도 편하고 무엇보다 택시 기사들이 주로 다니는 길목에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 인터뷰 : 이동인 / 택시 경력 9년
- "잠깐씩 쉬게 되면서 내가 다음 손님 모실 때 좋은 서비스를 베풀 수 있고 하니까…."
하지만 긍정적 측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4억여 원을 들인 이 택시 쉼터는 겨우 3년 만에 이전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쉼터가 들어서면서 주변 주차난이 심각해졌고,
골목길 불법 주·정차로 소방차도 다니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자 결국 택시쉼터를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된 겁니다.
▶ 인터뷰 : 오종영 / 인근 주민
- "법원 때문에 원래 굉장히 복잡한 곳인데, 생기고 나서 보니까 교통량이 많아서 상당히 불편한…."
경기도 성남의 또다른 택시 쉼터는 접근성이 떨어져 외면받다 아예 인근 주민들의 주차장으로 변질됐습니다.
- "이렇게 (차를) 대시면 택시 기사분들이 못 댈 것 같은데?"
- "택시 아저씨들이 안 오신다니까요? 오시면 저희가 못 대죠."
현재 택시 쉼터는 경기도에만 14곳.
철저한 사전 조사 없는 입지선정으로 곳곳의 택시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최홍보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