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朴대통령-SK '최태원 사면' 거래 정황 포착…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의혹
↑ 사진=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의 뇌물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대통령이 2015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SK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24일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과 단독 면담에서 최 회장의 사면 문제를 논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두 사람이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단독 면담을 한 지 20여일이 지난 8월15일 최태원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받아 출소했습니다. 최 회장은 수백억원대 횡령 등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년 7개월째 복역 중이었습니다.
SK그룹은 같은 해 11월 미르재단에 68억원을 출연했고 이듬해 2∼4월에는 K스포츠재단에 43억원을 냈습니다. 이들 재단 설립에는 현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깊숙이 관여했습니다.
SK그룹이 사면 대가로 최씨의 영향력 아래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돈을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 대목입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를 며칠 앞두고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최 회장 사면에 정당성을 부여해줄 자료를 SK에서 받아 검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SK 측과 긴밀한 조율 아래 최 회장 사면을 추진했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재벌 총수로는 최 회장이 유일했다.
최 회장의 사면은 특별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도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습니다.
사면을 며칠 앞두고 김영태 SK 부회장(당시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교도소를 찾아가 최 회장과 나눈 대화 녹취록도 그의 사면을 둘러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특검팀이 확보한 녹취록에서 김 부회장은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했는데 '왕 회장'은 박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그 대가를 의미하는 은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박 대통령이 최 회장의 사면을 놓고 SK와 '거래'를 했음을 보여주는 다수의 정황이 특검팀에 포착된 것입니다.
특검팀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사로 박 대통령과 삼성의 뇌물 의혹 수사를 일단락하고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습니다. 특검팀은 롯데의 자금 출연이 면세점 인허가를 따내기 위한 뇌물일 것이라는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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