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경기도 성남, 32살 강 씨,
3월 울산광역시에 사는 36살 안 씨.
이들의 공통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직업이 사회복지사란 것이고, 또 하나는 4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겁니다.
한 달 간격으로 세 명의 사회복지사가 연달아 자살을 한 이유는 뭘까요?
'나는 2천 6백 명의 지역주민들을 동료 사회복지사 한 명과 함께 돌봐야했다. 아내와 어린 자녀들의 얼굴도 볼 겨를 없이 밤을 지새우고, 주말을 반납했지만 그 끝을 알 수 없다.'
안 씨의 유서를 통해 알게 된 자살의 이유는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였습니다. 2분마다 한 번씩 걸려오는 주민들의 민원 전화와 서류작업을 끝내고 퇴근 후엔 가정방문을 해야 하는 사회복지사들….
더 기가 막힌 건, 이렇게 일하고도 월급은 200만 원이 채 안된다는 겁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29살, 4년 차 사회복지사 김 씨는 일주일에 두 번 자신이 심리 상담을 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그녀는 욕설과 폭력은 일상이고, 종종 성희롱까지 당하고 있죠. 게다가 주 6일 이상, 하루 12시간을 일해도 추가 근무수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이렇게 보건복지부가 권고한 '2016년 사회복지사 인건비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실제론 이보다 적게 받는 게 관행이고, 연장 근로수당을 받는 이들은 52%에 불과하거든요.
결국, 4년 전과 달라진 게 거의 없는 겁니다.
혹시 사회복지사를 자원봉사자나 그저 착한, 그래서 무조건 희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사회복지사는 대학 등에서 정규 과정을 이수하고 단계별로 국가 자격증까지 취득한 엄연한 전문직입니다.
장애인·아동·청소년·노인 복지시설에서, 또 학교와 관공서에서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지역 대상자들에 대한 행정업무와 복지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부유층과는 거리가 먼 직업이지만, 복지 혜택을 받는 수백만 국민에겐 절대 없어선 안 될 존재인거죠.
복지예산 100조 원 시대, 10년 전보다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은 300%가 늘었지만 사회복지사는 겨우 27% 늘었습니다. 1명 당 평균 5백 명을 돌봐야 하는거죠.
매 선거때마다 나오는 복지 공약과 해마다 나오는 선심성 정책. 하지만 그 이면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는, 말 그대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복지사들이 수두룩하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