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7일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67)을 1200억원대 회계사기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정 사장은 지난 2016년 1∼3월 대우조선 재무 부서에 전년도 영업손실규모를 1200억원 가량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주식회사의 외부감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정 사장은 이날 오전 9시35분께 서울중앙지검 별관에 도착해 '회계조작을 지시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특수단은 정 사장을 상대로 대우조선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고 채권단에서 지속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회계사기를 저질렀는지 집중 추궁했다. 국내 증시 상장사는 자본잠식률이 50%를 넘는 등 경영 부실이 드러나면 상장폐지 위험이 높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특수단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8월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열중 부사장(59)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대우조선 회계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2015년 영업손실 1200억원이 고의로 축소 기재된 증거와 실무진의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은 2015년 5월 취임 후 남상태(67·구속기소), 고재호(62·구속기소) 전 사장 시절 누적된 5조원대 적자를 그해 재무제표에 반영해 부실을 떨어내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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