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평소보다 졸음운전 사고가 30% 늘어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12부터 2016년까지 자사 사고데이터베이스와 운전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5일 발표한 '설 연휴 장거리운전 특성 연구'에 따르면 설 연휴 졸음 사고는 평상시보다 30% 많았고 설 당일에는 2배로 늘었다.
설 연휴 졸음 사고는 주로 오전 11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 발생했다.
설 연휴에 4시간 이상 운전한 경험이 있는 설문 응답자 운전자의 55.3%는 설 연휴에 졸음운전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장시간 운전과 가다 서다 반복하면서 쌓이는 피로를 졸음운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운전 중 차 안을 환기한다고 대답한 운전자는 37%에 그쳤다.
연구소가 차량에 4명을 태우고 히터를 가동하고 공기를 내부순환으로 한 채 주행실험을 진행한 결과, 5분 만에 운전자에게 두통이나 졸음을 유발할 만큼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 상태로 2시간을 운전하면 운전자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졸음운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서울에서 출발한 지 1시간 이내 구간, 서울 도착 전 1시간 이내 구간에서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구간에서 전체 사고의 50%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서울을 빨리 빠져나가려고 과속하거나 무리하게 끼어들다가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서울 도착을 앞두고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IC 부근에서 교통이 지체되면 운전자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사고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에 음주운전 사고 역시 평상시보다 14% 많았다. 음주운전의 경우 평일과 달리 새벽과 낮 시간대 사고율이 높다. 전날 음주 후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한 탓이다.
실제로 운전자의 43%가 설문조사에서 전날 술을 마시고서 아침에 운전대를 잡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소주 1병을 마시고 7시간 이내 운전해도 안전운전을 할 수 있다고 답한 운전자가 40%에 달했다.
70㎏ 성인 남성이 소주 한 병을 마시면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할 때까지 10시간이 걸린다. 6시간 쉬고 운전하게 되면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나올 수 있다.
연구소는 또한 자사 사고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설 연휴 부주의에 의한 사고 중 60% 이상이 휴대전화와 관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 전날 휴대전화로 인한 사고가 평상시보다 40% 많이
운전자의 43%는 운전 중 문자를 받으면 바로 답 문자를 보내거나 통화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연구소가 눈동자 추적장치를 이용해 운전자의 시선변화를 측정한 결과 운전 중 문자를 확인하게 되면 전방 주시율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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