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측 "신동빈 제출한 자료 못 믿는다" 경영권 갈등 여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5·불구속기소)측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불구속기소)의 압박을 받고 있는 비서가 제출한 증거 자료는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해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갈등이 법정에서 다시 불거졌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 심리로 열린 롯데 총수 일가와 경영진들에 대한 3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신 총괄회장 측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부동의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총수 일가에게 가장 급여를 지급하고 차명 주식을 불법 증여하는 등 수천억 원을 횡령,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신 총괄회장이 회삿돈을 유용했다는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롯데그룹 비서실에서 작성된 금전출납부를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이 자료는 23년간 신 총괄회장의 비서로 일했던 김 모씨에 의해 작성됐으며, 롯데그룹 자금 900억원이 신 총괄회장에게 비밀리에 전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 측은 이에 대해 "현재 김 씨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김씨는 신 회장과 롯데 정책본부의 압력을 받고 있어 금전출납부 자체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3·불구속기소) 역시 검찰이 신 회장 측에서 받아 제출한 정책본부 자료에 대한 증거 채택 여부를 보류했다.
한편 이날 출석한 롯데 총수 일가와 경영진 10명은 지난 공판준비기일 때와 같이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신 총괄회장 측으로부터 불법 증여를 받아 수백억 원을 탈세한 혐의로 기소된 신 총괄회장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 씨(58) 측은 이날도 서 씨의 재판 참여 여부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한 변호인 측의 의견서를 검토하는 등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연 후 증인 신문 등 본격적인 공판에 들어간다.
[박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