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는 이번 주가 사실상 수사 정점입니다.
법조 출입하고 있는 서정표 기자와 함께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서 기자, 이번 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소환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검, 우병우 수사, 자신 있어 합니까?
【 기자 】
법조계에서는 흔히 구속한다는 말을 쓸 때 '입고'라는 속어, 은어를 쓰는데요.
대표적인 '법꾸라지'였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을 구속시키지 않았습니까?
특검의 다음 타깃은 분명 우병우 전 수석이 맞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입니다.
일단 혐의를 살펴볼까요.
먼저, 지난 주말부터 특검 수사가 주목하고 있는 '그림 2점'을 보시겠습니다.
바로 우병우 전 수석의 아내가 대표로 있는 정강이라는 회사에서 지난 2014년에 구입한 이우환 화백의 작품 2점입니다.
【 질문 2 】
최근 위작 논란도 일었던 유명한 화가, 이우환 화백이군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정강은 이우환의 94년과 95년 작품, '조응'이라는 그림 2점을 3억 천만 원을 주고 갤러리 학고재에서 샀습니다.
특검은 이 그림이 정강 회삿돈으로 사서 개인이 사유화한 것 아니냐, 즉, 횡령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2점의 작품은 구입을 한 2014년부터 현재까지 학고재 미술품 수장고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자택에 내걸린 적이 없다, 그러니 횡령이 아니다, 라는 게 우 전 수석의 방어 논리입니다.
이미 수사를 한 검찰도 큰 비리 혐의를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 질문 3 】
그리고 아들 '꽃보직 의혹'도 우 전 수석이 압력을 넣은 거 아니냐,
최순실 씨가 국정농단을 하는 동안 민정수석이 뭐했냐?
이런 부분도 특검이 보고 있지 않습니까?
【 기자 】
방금 말씀드린 정강의 그림 의혹 그리고 아들 꽃보직 관련 의혹.
모두 가족들의 의혹일 뿐 직접적인 본인의 의혹이 아닙니다.
꽃보직도 '전화를 우 전 수석이 걸어서 우리 아들 잘 부탁한다' 이런 식의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증거들이 나와야 하는데, 여기까지 증거가 나온 상태가 아니거든요.
검찰 수사보다 더 깊이 들어간 부분은 없는 상황입니다.
【 질문 4 】
그렇다면, 검찰과 차별을 두면서 특검이 주력하는 수사는 뭡니까, 특검이 뭐든 쥐고 있을 것 아닙니까?
【 기자 】
네, 그 부분이 이번 수사의 핵심인데요.
조만간 우 전 수석을 부르려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최근 특검이 새로 포착한 문체부 인사 개입 정황이 바로 그것인데요.
지난해 문체부 국장과 과장급 간부 5명이 좌천을 당합니다.
그 과정에서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이 "요직에 있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인사 발령 내는 건 명분이 있어야 한다, 이유만이라도 알려달라"고 했는데,
우병우 전 수석이 "그냥 하세요"라고 압박한 진술을 특검이 확보했다는 겁니다.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인데요.
우 전 수석이 이 부분을 인정하면 직권남용에 해당돼 구속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을 민정수석이 어떻게 모르겠느냐도 수사 부분인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 질문 5 】
한 마디로, 우병우 전 수석의 혐의 입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군요.
안종범 전 수석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박채윤 씨가 오늘 특검에 출석하면서 또 조사 단계에서 특검의 강요를 자백했다고 말을 했네요?
【 기자 】
어제는 호흡곤란으로 취재진을 당황하게 하더니, 오늘은 의미심장한 말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습니다.
출석 장면 먼저 보실까요?
▶ 인터뷰 : 박채윤 / 와이제이콥스 메디컬 대표
- "어제 (특검에서) 박 대통령 시술을 자백하라고, 아니면 김영재 원장이랑 저희 직원 구속한다고 그랬습니다."
사실상 특검이 협박을 했다는 건데요.
앞서 최순실 씨가 특검에 강제소환 됐을 때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한 부분과 흡사합니다.
특검 수사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계산된 발언 아니냐,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보통 거짓말할 때 호흡곤란 증상이 온다"부터 "메소드 연기, 감동이다"
최순실 씨의 등장을 보고 시원하게 한 말씀 했던 "청소 아주머니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라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 질문 6 】
서 기자, 그런데 실제 특검이 그런 자백 강요를 했다고 합니까?
앞서 최 씨가 "삼족을 멸한다고 했다"는 특검의 강요 진술 압박도 터무니없다고 했잖아요?
【 기자 】
한마디로 특검은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조사는커녕 면담조차 한 적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호흡곤란 증세는 평상시에도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고 합니다.
【 질문 7 】
대통령 대면조사 응합니까?
【 앵커멘트 】
예단하기 쉽지 않은데요, 일단 대면조사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당 부분 조율된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통령 측은 청와대 경내 그리고 비공개 방식을 초지일관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와대 경내 중에서도 위민관이 유력해 보입니다.
특검으로서도 장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면조사만 할 수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다는 게 특검의 입장입니다.
【 질문 8 】
시점은 아무래도 10일인가요?
【 기자 】
앞뒤로 이틀 정도 당겨지고 늦춰질 수는 있지만, 물리적으로 10일에는 해야 한다는 게 특검의 계산입니다.
이후 총수들을 뇌물죄로 다시 부르든 부르지 않고 마무리를 하든 수사정리하는데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고요.
재판에 넘기기 위해 공소장도 써야 하거든요.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향우 수의를 입은 채 특검이나 검찰에 불려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요.
그래도 현직에 있을 때 대면조사에 응하는 게 모양새가 더 낫다는 시각입니다.
【 질문 9 】
압수수색은 어떻게 될까요? 강제 압수수색 기대해도 되는 겁니까?
【 기자 】
일차적인 공은 황교안 권한대행에 넘어갔습니다.
특검은 내일 오후까지 황 권한대행에 보낸 공문 결과를 받아 본 다음에 향후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는데요.
역대 특검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 충돌까지 벌이면서 청와대 경내로 들어갈 것 같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노리는 게 청와대 '서버'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 서버 안에 대통령의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죠.
이 부분도 관심 있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서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