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황 성분이 많아서 선박용으로만 써야 할 해상 면세유를 도심 아파트 난방용으로 공급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아파트 보일러실 직원까지 한통속이었는데, 당연히 이 기름을 쓴 아파트 주민들은 미세먼지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겠죠.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보일러실.
경찰이 난방용 기름을 대야에 받습니다.
성분을 분석했더니 황이 기준치보다 무려 4배 이상 많은 2.2%가 나왔습니다.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를 다량 유발해 육상에서 사용이 금지된 해상 면세유입니다.
3천 세대에 가까운 아파트단지에 난방을 돌릴 땐 코를 찌르는 냄새와 분진이 풀풀 날립니다.
▶ 인터뷰(☎) : 아파트 입주민
- "거실에 누워 있어도 냄새가 날 정도니까…. 아파트가 오래됐으니까 이런 냄새가 나는가보다 (생각했죠.)"
가짜 기름이 공급된 아파트는 확인된 곳만 4곳, 모두 5천 세대입니다.
41살 이 모 씨는 값싼 해상 면세유 4천만 리터를 빼돌려 정품과 섞어 파는 수법으로 5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알고 보니 아파트 보일러실 직원도 한통속이었습니다. 가짜 기름인 걸 알면서도 올 때마다 뒷돈을 받고 이를 묵인해 준 겁니다."
육안으로는 구분이 안 되는데다, 유명 정유사의 가짜 영수증으로 서류까지 위조했습니다.
▶ 인터뷰 : 한강호 /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장
- "유명 정유회사의 출하 전표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고, 물건 수량이라든지 입·출고 현황을 정밀하게…."
경찰은 전국 40여 개 아스콘 공장에도 가짜 기름이 공급된 사실을 확인하고, 일당 40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