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가 지난 달 28일 서울대에 내용증명을 보내 "서울대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스누버' 가 우버의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즉각 반박 입장을 밝혀 상표권 침해 논쟁은 법정분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9일 스누버 개발을 총괄하는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버측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회신을 보냈다"며 "스누버 이름을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산가치 70조원의 다국적기업이 대학 연구팀을 상대로 전혀 관계없는 상표권 분쟁을 시작했다는 데 개탄한다"며 "압력에 굴복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팀이 개발한 스누버는 국토교통부가 임시운행 허가를 내 준 국내 10여개 자율주행차 중 하나다. 고정밀 3차원 지도 생성·관리 기술과 다른 차량의 진행 경로 예측 기술 등 고난도 자율주행 핵심기술을 탑재했다.
우버는 스누버의 국문 명칭과 영문 명칭(SNUver)의 우버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으나, 서울대는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서 교수는 "스누버(SNUver)는 서울대의 약자(SNU)와 드라이버(driver·운전자)를 합성한 단어"라며 "과거 (스누버를 표현할 때) 'SNUber'라는 철자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2016년부터는 공식적으로 'SNUver'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동차 업계에서는 우버가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차량 공유 네트워크 구축에 스누버가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상표권 분쟁을 제기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버는 지난달 31일 우버는 독일 자동차회사 다임러와 함께 '몇 년 안에' 우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자율주행차를 예약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에 합의했다. 이 같은 네트워크가 현실화되면 소비자는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진다. 스마트폰 앱으로 운송 네트워크에 접속해 도로를 주행 중인 자율주행차량를 집 앞으로 호출하면 그만이다. 스누버 역시 이 같은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개발됐다. 다만 스누버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7월 스누버 상표권 출원(등록)을 신청해 현재 출원공고가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11월1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도심형 자율 주행 자동차 '스누버2'를 공개 시연하기도 했다.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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