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에 휩싸인 원룸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 집집마다 초인종을 울려 이웃을 구했지만, 끝내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초인종 의인' 고(故) 안치범씨.
이번엔 그의 유족이 지역 인재를 위한 장학금을 기탁해 훈훈한 감동을 준다.
14일 서울 마포구는 최근 안씨의 유족이 서울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을 방문해 10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성우를 꿈꿨던 고인의 뜻을 이어 재능이 있는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장학금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거액의 장학금을 내면서도 이를 외부에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포구는 고인이 마음이 전달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외부에 알리자고 설득했다. 그의 선행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가치가 있는데다, 고인의 뜻을 담은 장학사업에 더 많은 구민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씨는 지난해 9월 9일 오전 4시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이 한 원룸에 불이 나자 현장에서 빠져나와 119에 신고하고, 즉시 다시 불길에 휩싸인 건물로 들어갔다.
집집을 돌아다니며 초인종을 눌러 화재를 알린 그의 헌신 덕분에 모든 입주민이 무사히 빠져나왔지만, 정작 자신은 연기에 질식해 쓰러지고 말았다. 사경
마포구는 지난해 10월 안씨를 의사지로 지정하고, 그의 의로운 행동을 기리기 위해 '용감한 구민상'에 추서했다. 또한 마포구청 1층 로비에 설치된 '구민상 명예의 전당'에 안씨를 등재했다. 안 씨는 서울시 안전상도 수상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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