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은 근거 없이 멋대로 생각하는 '인지적 오류'에 해당하는 습관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7일 '한국 국민의 건강행태와 정신적 습관의 현황과 정책대응' 보고서에서 12세 이상 일반 국민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는 습관적 태도, 사고습관, 정서적 경향을 '정신적 습관'으로 정의하고 부정적인 정신적 습관을 7개 영역, 30개 항목으로 나눠 각 항목에 대한 설문조사 문항을 만들었다.
조사 결과 '인지적 오류'영역에 해당하는 항목 중 1개 이상에 '그런 습관이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9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적 오류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사람들이 내 의견을 묻지 않았다고 해서 나를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거나(임의적 추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선택적 추상화)를 의미한다.
또 내가 다가가자 사람들이 하고 있던 이야기를 멈추면 난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던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는 것(개인화), 세상 모든 일은 옳고 그름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는 것(이분법적 사고),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하는 것(파국화)도 인지적 오류에 해당한다.
다른 유형의 부정적 정신적 습관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도 많았다.
과거의 잘못과 실수, 실패를 되새기는 '반추'나 어떤 일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시간이 부족하거나 잘못되지 않을까부터 생각하는 '걱정' 항목에 1개 이상 해당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82.4%와 70.8%였다.
자신을 가치 없는 인간으로 여기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무망', 어려운 일에 직면하면 회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는 '자기도피' 항목에 1개 이상 해당한다고
보고서는 "정신적 습관이 정신건강의 주요 결정요인이라는 점이 아직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며 "부정적인 정신적 습관이 많이 관찰되는 계층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