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혐의` 민영진 전 KT&G 사장, 항소심도 무죄

협력업체에게서 억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영진 전 KT&G 사장(59)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17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창보)는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민 전 사장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장문의 항소이유와 방대한 추가자료를 집중적으로 검토했지만 원심 판결을 변경할만한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검찰 조사에서 민 전 사장에게 금품을 줬다고 말한 증인들의 진술이 법정에서는 번복됐다"고 지적했다.
민 전 사장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협력업체와 거래처 등으로부터 납품 편의 등을 명목으로 금품 1억 79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민 전 사장에게 2009년 10월 부하 직원에게서 인사 청탁을 받고 4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했다. 외국인 담배수입상에게서 7900만원에 달하는 명품시계를 받고 131억원 상당의 할인 약정을 체결해 특혜를 준 의혹도 있다. 검찰은 민 전 사장이 이렇게 받은 시계를 "노사협의에서 명예퇴직제 도입 등 경영진 입장을 지지해달라"며 노조위원장에게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
민 전 사장은 2010년 부지매각의 편의를 봐달라며 공무원에게 6억원대의 뇌물을 주도록 지시한 의혹도 받았다.
지난해 6월 1심 재판부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민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백복인 KT&G 사장(52)은 특정 광고대행업체를 선정해주고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달 2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