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의 시흥캠퍼스 사업을 반대하며 시작된 일부 학생들의 본관점거농성이 130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결국 외부세력까지 개입하면서 사태가 갈수록 꼬여가는 모양세다.
20일 서울대 점거 학생들의 모임인 '서울대 본부는 점거중'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체코의 사회주의 단체인 '사회주의연대(Socialisticka Solidarita)'는 프라하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 서울대 본부 점거 연대 시위를 벌이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사회주의연대는 이날 '서울대학교 당국은 점거 학생들에 대한 징계시도를 중단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본부 점거 학생들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항의서한에 따르면 이 단체는 "서울대 본관을 점거 중인 한국 학생들을 지지하려고 한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한다"며 "새 캠퍼스 건설 결정은 건설회사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더 긴밀하게 연관이 됐고 이 때문에 등록금이 인상될 우려도 있으며 2011년 이래 계속된 신자유주의적 대학 교육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회주의연대는 "체코에서도 2012년에 대학 교육의 신자유주의적 개편이 관철된 바 있다"며 "우리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맞서는 한국 학생들이 투쟁이 승리하길 바란다"고 썼다.
앞서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에 반대하는 서울대 학생들은 학교 당국이 점거를 주도한 일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징계 방침을 정하자 국제 연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거본부측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멀리서 응원해주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서울대 학생들의 점거 농성에 대한 연대가 해외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뜨거운 연대, 더욱 열심히 싸워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태'는 학내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이슈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점거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외부 단체들의 연대를 촉구하고 있다. 점거 기간이 기간이 길어지면서 학생 참여가 줄고 동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지난 8일 서울대 점거학생측은 지난달 16일부터 '서울대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징계 중단을 촉구하는 사람들' 2차 서명을 진행한 결과 개인 3645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교수노동조합 등 97개 학생·시민·사회·노동단체도 서명에 참여했다.
학생사회 일각에서는 학내 문제에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학생은 "(시흥캠퍼스 문제가)이제는 정치 세력들간의 싸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학교측과 학생 모두 대화에 나서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시흥캠퍼스 반대 점거 농성의 지속·해제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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