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과 학부모 부담금으로 운영되는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운영비로 유흥주점에 다니고 명품가방을 구입하는 등의 비리 행위가 대거 적발됐다.
국무조정실 산하 부패척결추진단은 9개 광역시·도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95곳을 점검해 609건의 위반 사례와 부당사용 금액 205억원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추진단은 54개 유치원에서 위반사항 398건에 부당사용액 182억원을, 37개 어린이집에서 위반사항 211건에 부당사용액 23억원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8곳은 수사의뢰 또는 고발 조치를 하고, 이들 유치원 및 어린이집과 거래한 탈루 의심업체 19곳은 세무서에 통보했다. 추진단은 일부 유치원·어린이집이 기관 운영비를 개인적인 선물 구입, 친인척 해외여행 경비, 자녀 학비, 노래방·유흥주점 등에서 개인 쌈짓돈처럼 사용한 사실을 적발했다.
A 유치원 원장은 유치원 회계에서 두 아들 등록금과 연기 아카데미 수업료 3900만원을 지출했다. 또 개인카드로 사용한 노래방 비용 3000만원을 847차례에 걸쳐 유치원 운영비로 지출했다. 심지어 교직원에게 선물을 준다면서 250만원 상당의 루이뷔통 가방을 사는 등 5000만원을 유치원 계좌로 처리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증빙 자료 없이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유치원 보조원으로 채용해 3600만원을 지급했고, 방과후활동 교사 인건비를 298회에 걸쳐 1억 5000만원 가량 가로챘다.
B유치원에선 설립자가 유치원 운영에 활용한다는 명목으로 개인 외제차량 3대에 대한 보험료 1400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했다. 또 도자기(2500만원), 복층유리(3300만원) 구입을 학부모 선물용이라고 해명했고 주점(150만원)에서 쓴 금액을 운영비로 처리하기도 했다.
이밖에 유치원 내에 불법적으로 어학원을 운영하며 유치원 운영비 20억6000만원을 어학원 계좌로 부당지급했다. 이 설립자는 2개의 유치원을 더 운영하며 증빙자료 없이 3개 유치원 회계 53억원을 중복해서 집행했고, 조직적으로 조사를 방해했다. 이 설립자는 현재 4번째 유치원을 건립 중이며 교육청에 인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친인척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부당거래하거나 유치원 운영자금에서 노후시설 개선 명목으로 보험료를 납부한 뒤 보험금 만기 이후에는 유치원 회계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 계좌로 돌려받은 경우도 있었다.
추진단은 유치원·어린이집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세입·세출 규모를 세분화해 자금 흐름을 명확히 파악할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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