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려고 기껏 소화기를 사용했는데, 불을 끄지 못 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실제로 분말소화기에 들어가야 할 주성분이 바뀐 불량 소화기가 제대로 회수되지 않고 아직도 곳곳에 비치돼 있는 현장을 전남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빌딩 로비입니다.
반듯하게 놓인 소화기 사이로 영어로 CW라고 적힌 소화기 한 대가 보입니다.
이 소화기는 지난 2006년 소화기 원료를 바꿔치기해 불량소화기로 문제가 됐던 모델.
실제 상황을 가정해 정상 소화기와 불량 소화기로 불을 끄는 비교 실험을 해봤습니다.
정상 소화기는 분말 가루가 분출되자 곧바로 불이 꺼졌습니다.
하지만, 불량 소화기는 분말 가루를 다 쏟아내도 불길이 전혀 잡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박청웅 /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불량 소화기에 주입된) 황산암모늄은 인체에 큰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화재진압에서도 분말 성분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스탠딩 : 전남주 / 기자
- "소방당국은 불량 소화기 사태 이후 회수에 나섰지만, 3년 동안의 회수율은 66%에 그치는 등 이후 관련 통계조차 집계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업체가 만든 소화기는 아직도 완벽히 회수되지 않은 채 빌딩, 역사 등 서울 시내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소방 정책을 책임지는 국민안전처는 MBN 취재가 시작되자 불량 소화기 실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윤대중 VJ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