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자"는 요구 안들어준 모친 살해한 아들 항소심도 징역 10년

"이사가자"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장선재)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모씨(49)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0년에 치료감호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 수단이 매우 잔인하고 패륜적이며 범행 동기도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는 당시 조현병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지는 '심신미약'상태였다"며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3일 새벽 2시께 서울시내 자택에서 어머니의 얼굴과 가슴 등을 주먹과 발로 때리고 지팡이로 어깨를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이후 피 묻는 지팡이를 닦고 물을 틀어 냄새를 없애는 등 주변을 정리한 이후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며 논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1심 재판 과정 중 정신감정 절차에서 조현병을 진단받았다. 그는 과거 우울증과 강박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다 치료를 받지 않은 최근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은 "김씨가 사소하고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을 낳아 정성껏 길러주신 어머니를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는 등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패륜적이다"며 징역 10년에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김씨측은 의사결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심신상실' 상태에 있어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