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사관 "말레이, 망상에 근거해 수사해왔다"

北대사관 "말레이, 망상에 근거해 수사해왔다"

↑ 말레이 北 대사관 / 사진=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이 현지 경찰의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북한 국적의 용의자 리정철을 포함한 체포 용의자들의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북한 대사관은 22일 오후 대사관 앞에서 배포한 3쪽 분량의 성명에서 "사건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말레이 경찰은 체포 용의자들로부터 어떤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다"며 "말레이가 한국이나 외신의 근거 없는 주장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수사에 있어 북한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말레이 당국은 일반에 공개된 CCTV 영상과 여성 용의자들이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에 독을 발랐다는 망상에 근거해 수사해왔다"며 "그렇다면 여성들은 사건 발생 후 어떻게 살아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말레이시아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남 피살 관련자 중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이 포함돼있다"면서 "용의자들이 손에 독극물을 묻히고 김정남의 얼굴을 만졌다"고 밝힌 데 따른 것입니다.

북한 대사관은 피살 방법과 관련, "이는 그들이 '장난'으로 문지른 액체가 독(毒)이 아니며, 사인은 따로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사관은 따라서 북한국적의 리정철 체포가 '불합리하다'면서 그와 베트남·인도네시아 국적 여성은 석방되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북한대사관은 "북한 주권에 대한 극도의 모욕이며 국제법과 관행, 외교적 특권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인 동시에 말레이시아가 한국 쪽 주장을 편든다는 명백한 근거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대사관은 이어 "남한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사망자의 신원을 확정 짓는 데만 집착하고 있으며, 사망한 북한 시민에 대한 우리의 신원 확인요구를 고려하지 않고, 신원 확인과 DNA 테스트를 하기 위해 그의 가족이 나타날 것만을 요구하고 있다"고도 하며 말레이 측을 비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