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만 해도 신나는 말이죠. 돈이 많다면 말입니다.
정부가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내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늘어가는 가계부채에 국내외 정치 상황으로 꽉 닫힌 국민들의 지갑을 건전한 방향으로 열게 한다는 건데, 살펴보죠.
먼저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입니다.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가족과 함께하는 날을 지정해 쇼핑이나 외식·여행을 즐기도록 한다, 대신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30분씩 초과 근무를 하고, 금요일에 두 시간 정도 앞당겨 퇴근하는 겁니다.
일본이 내일부터 시행할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한 건데, 매월 마지막 금요일 단축근무를 시행하기로 한 일본은 이를 통해 하루 1조 3천억 원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근무를 일찍 마치고, 어디 가려면 교통비도 깎아줘야겠죠?
KTX나 SRT는 탑승 25일 전에 예약하면 30~50%, 15일 전엔 20~30%를 할인해줍니다. 청년 여행객을 위해 열차표를 최대 50% 할인하는 '내일로' 열차는 적용 대상도 25세 이하에서 29세 이하로 바꿉니다.
또, 호텔·콘도 업주가 객실 요금을 10% 내릴 경우에는 해당 건물 재산세를 최대 30% 경감해 주고, 경차유류세 환급 한도도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확대합니다.
이 밖에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으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감소한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출 조건을 완화해주고, 저금리로 신규 대출도 해주기로 했죠.
문제는, '제대로 실행이 되느냐' 하는 거겠죠?
정부가 아무리 '조기 퇴근을 해라', '여행을 가라'고 한들 회사 눈치부터 먼저 봐야하니까요.
지난해 10월 열렸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한 달 간 소비 판매가 5.2% 증가해 2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이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여한 기업들의 평균 할인률은 10~30%로 일반 백화점 세일과 별 다를 바 없었죠.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율이 40~68%, 영국의 박싱데이와 중국의 광군제가 평균 50% 이상 이니 국내 소비자들이 국내보다 해외 직구에 더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합니다.
결국,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든다 해도 기업과 국민이 호응하고 참여할 수 없다면 그건 정책이 아닌 단기성 이벤트에 불과할 뿐이라는 겁니다.
눈치보지 않고 조기퇴근 하는 날, 맘 편히 쇼핑하고 여행도 다니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날.
이젠 기대 좀 해봐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