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차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 '노동자연대'가 발간하는 선전물을 홍보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임형준 기자 |
제17차 촛불집회가 열린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 한 단체가 광장 한 편에 마련한 부스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3월 1일 보수단체 집결에 맞서자"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와 플래카드를 들고 시민들에게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참가자들은 '노동자연대'라는 단체가 발행하는 선전물을 홍보하고 있었다. 이 선전물에는 '우익 총공세와 퇴진 운동의 과제', '2016년 노동자 투쟁 평가와 2017년 전망', '김정남 피살과 스탈린주의' 등 이념적인 주장이 담겨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반을 두고 대립했던 촛불과 태극기 집회가 '우익과 좌익'의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일이 다가오면서 일부 과격 보수단체들이 헌법재판관과 특검에 대한 '테러'까지 예고하는 등 양 진영간 갈등은 더욱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에는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17차 범국민행동(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4시 30붙부터 촛불집회 주최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근혜정권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를 제목으로 집회를 진행하며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특검연장"을 주장했다.
오후 6시 본집화가 시작되자 마술사 이은결씨가 "탄핵마술쇼"를 진행했다. 여러 밴드들이 공연을 이어가는 등 촛불집회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본집회 시작 후 인파가 몰려들면서 광화문 사거리가 가득 찼다. 오후 6시를 기준으로 퇴진행동측은 시민 80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촛불과 태극기 집회는 횟수를 거듭할 수록 세대간 갈등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촛불집회에는 대학생들과 직장인, 아이를 동반한 부부 등 20~30대인 젊은 참가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앞서 오후 2시부터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진행된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에 60~70대로 추정되는 노인들이 다수 참여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보수단체 집회에 참가한 노인들은 "대통령에게 잘못이 있을 수 있지만, 탄핵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과도하다"며 "일부 세력이 나라를 무너트리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촛불집회에 참가자들의 생각은 180도 다르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세상을 직시해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집회에 참여한 임모(52)씨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를 이해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자기가 배워온것과 실제 실체가 다르다면 현실을 직시하고, 진실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가 이념·세대간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대선주자를 포함한 정치권 인사들도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갈등에 세 대결을 부추겼다.
최근 테러 위협을 받기도 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탄핵 반대와 특검 중단을 외쳤다.
한편, 앞서 이정미 헌법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오후 7시쯤 해당 내용의 글을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온라인 카페에 올린 최모(25)씨를 협박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황순민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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