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 때려 죽게 한 친모·외할머니…"귀신들렸다"

"귀신이 들렸다"는 무속인의 말만 믿고 세 살배기 아이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싱글맘과 외할머니가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3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친모 최 모씨(26)와 외할머니 신 모씨(50)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최씨와 신씨는 지난달 18일부터 19일까지 이천시 자택에서 A양(3)의 온몸을 복숭아나무 회초리와 훌라후프로 하루에 1~2시간가량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A양이 사망하기 직전까지는 밥도 주지 않고 물만 먹의 혐의도 있다.
이들은 A양에게 귀신이 들렸다는 무속인의 말만 믿고 매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앓던 최씨는 지난해 12월 말 A양이 귀신으로 보이는 환상에 시달리다 신씨와 함께 무속인을 찾아 상담했다.
무속인이 이들에게 "아이에게 귀신이 들린 것이 맞다"고 말하자 이들은 복숭아 나무와 성경책을 A양 머리맡에 두고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A양이 잠을 자지 않고 보채기를 반복하자 최씨와 신씨는 폭행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 5~10분씩 손으로 때리기를 지속하다가 숨지기 직전 이틀 동안에는 머리맡에 둔 복숭아나무로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지난달 21일 오전 5시께 A양이 숨을 쉬지 않자 이들은 A양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당시 담당 의사는 몸 곳곳에 있는 멍자국을 발견하고 경찰에 "학대 정황이 보인다"며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이들의 자백을 받아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지난해 8월 남편과 이혼한 뒤 신씨와 A양을 같이 키우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함께 살던 다른 가족들은 이들의 범죄를 모르고 있었다고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무속인의 말만 듣고 A양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믿어 끔찍한 아동학대를 저지른 것"이라며 "무속인은 '귀신이 들린 것이 맞다'고만 말했을 뿐 폭행 지시를 한 적은 없어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