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앵무새 알 대량 밀수 일당 검거…수억원 이익 챙겨

국제 멸종위기종인 앵무새 알을 밀수해 국내에 불법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야생생물보호법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대만 밀수 총책 전 모씨(42)를 구속하고 태국 밀수 총책 A씨(44)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 공범 4명과 밀수 앵무새를 구매해 시중에 되판 동물판매업자 13명도 입건했다. 또 현지 브로커인 C씨(대만 국적)와 D씨(태국)를 추적 중이다.
앵무새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 따른 부속서 1~2급 종이다. 1급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로 학술 목적 외에는 수출입이 금지되고 2급은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동식물로 허가 및 신고가 있어야만 수입·거래가 가능하다.
전씨와 A씨가 밀수한 앵무새는 썬코뉴어, 카카리키, 그린칙코뉴어, 뉴기니아, 피그미원숭이 등으로 모두 1·2급에 해당한다. 경찰은 이들이 최소 4만개 이상의 앵무새 알을 밀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만에서 40차례, 총 2억9060만원 상당의 앵무새 알을 밀수하고 이를 부화시켜 판매해 2억192만원의 수익을 챙겼다. A씨는 2012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태국에서 앵무새 알을 150차례, 총 3억6000만원 상당의 알을 밀수하고 이를 부화시켜 1억8000만원 가량의 수익을 얻었다.
전씨와 A씨는 알을 식빵 사이에 끼우거나 솜을 깐 과자 깡통에 넣어 밀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들여온 알은 자택이나 양식장에서 부화시킨 다음 판매했다. 이들은 당국에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자신들이 합법적으로 보유한 어미 새가 낳은 알로 서류를 조작했다. 특히 관할 유역환경청으로부터 '국제적 멸종위기종 인공증식증명서'를 발급받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앵무새의 알이 이렇게 장기간 대량 밀수돼 왔다는 사실과 현지 공급책 등 구체적인 경로까지 확인된 최초 사례"라며 "출·입국시 적발될 위험이 적고 정상적으로 유통된 어미새만 있다면 손쉬운 세탁이 가능한 점,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처벌수위가 낮은 점 등이 장기간 밀수가 가능했던 요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압수한 앵무새 153마리에 대한 조류 인플루엔자(AI) 검사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며 "하지만 이번처럼 검역을 거치지 않은 대량의 밀수종이 국내로 반입된 사실은 우리 방역체계의 점검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