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연계형' 현장실습을 나간 특성화고 여고생이 저수지에 투신해 사망하자 '과도한 노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지방경찰청과 전북소방본부는 지난 1월 23일 오후 1시께 전주시 덕진구 한 저수지에서 한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저수지에서 발견된 여성은 특성화고에 재학중인 A양으로 밝혀졌다.
A양은 고등학교 졸업에 맞춰 이뤄지는 '취업 연계형' 현장실습으로 지난해 9월 8일부터 전북 전주에 있는 한 통신사 콜센터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이 근무하던 콜센터는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계약 해지를 방어하는 'SAVE' 팀으로 변심한 고객의 마음을 돌리는 일을 맡고 있다. 이 팀은 계약 철회를 막아내야 성과를 인정받았다.
숨진 A양은 전날 저녁 친구들과 저수지 인근에서 어울리다 헤어졌고 이날 A양은 다른 친구에게 '죽겠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평소 "죽어버리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자주 보내며 자신의 일을 힘들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족과 친구들에게 '너무 힘들어', '오늘도 일을 다 못 채웠어', '나 그만두면 안될까'라는 메시지를 몇 차례에 걸쳐 남겼다.
이 밖에도 A양의 아버지는 딸로부터 '아빠 나 오늘도 콜 수 못 채웠어. 늦게 퇴근할 것 같아'라는 문자를 종종 받았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A양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과도한 노동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또 회사 관계자는 성과가 잘 나오는 친구였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수차례 A양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힘들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며 실적을 이유로 질책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유가족은 A양은 3개월간 수습을 마친 뒤부터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며 고등학생은 근로기준법상 하루 7시간 이상 일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오후 6시를 넘겨 퇴근하기 일쑤였다고 설명했다.
전북민노총 관계자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생들은 감정노동을 감내하고 회사의 부당노동에 몸부림치고 있다"며 "회사의 부당노동 행위 실태와 현장실습 관리감독의 문제점을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북민노총은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 공동대책위
앞서 지난 2104년 10월 22일 같은 회사 'SAVE'팀에 근무했던 B씨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 B씨는 '부당한 노동행위와 수당 미지급이 어마어마하다'는 고발성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길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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